'모비 딕'이라고도 불리는 '백경'은 흰 색의 거대한 향유고래인데 양대양에 신출귀몰하여 배를 침몰시키고 인명을 빼앗는 바다의 마물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먼저 이 소설은 자살 대신 바다에의 방랑을 시도하는 이시메일이 포경선에 평선원이 되기 위해 뉴베드포드로 가는 데서 시작됩니다. 포경선 피퀴드 호의 광적인 노선장 에이허브는 3명의 뉴잉글랜드 출신신인 백인 조타수와 3명의 원시인 살잡이, 새로운 배화교도와 백치의 흑인 소년, 그 밖에 여러 가지 경력과 직업을 가졌던 여러 인물을 거느리고 아메리카 동북안의 난타케드 항을 출범합니다.
그런데 에이허브는 지난날 백경과 겨두다 한쪽 다리를 먹혀 버린 후 그 괴경에 복수하고자 하는 집념에 사로잡혀 있으며 그는 패배의 상징으로서 고래뼈로 만든 의족을 달고 있습니다. 보수심에 불타는 에이허브는 두 번째의 회적을 향해 출범하면서 완전한 승리가 아니면 파멸이 있을 뿐이라고 맹세합니다. 그의 광기와 같은 망집은 모든 선원을 흥분과 정열의 도가니 속에 몰아 넣습니다. 배는 백경을 쫓아 희망봉에서 인도양 그리고 태평양으로 향하는 사이에 여러 가지 사건이 전개됩니다.
그러던 얼마 후 피퀴드 호는 마침내 백경을 만나 3일간의 치열한 사투를 전개합니다. 에이허브 선장은 백경의 몸에 박힌 추살 밧줄에 끌려 그만 바다 귀신이 되고 말며 배는 백경의 일격에 이슬처럼 침몰학 맙니다. 이상하게도 유일한 생존자는 젊은 방랑자 이시메일 한 사람뿐이며 그가 이 이야기의 전말을 말하는 화자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 작품은 19세기 미국작가 멜빌이 그의 체험과 기록을 바탕으로 그 초현실적인 상상력을 구사한 해양소설로 전 135장과 에필로그로 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의 더없이 단순한 줄거리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고래와 포경업에 관한 박학한 고증오가 전통적인 소설의 형식을 무시한 독특한 스타일입니다. 고래의 생태와 고래잡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체험, 그리고 극적인 독백이나 방백 "내"가 말하는 형식이나 3인칭에 의한 기술 등이 뒤섞여서 그것을 전달하는 문장은 힘차게 때로는 해학까지 곁들여서 박력에 넘칩니다.
그와 같은 사실과 허구가 뒤섞이는 가운데 백경의 리얼리티가 신비로울만큼 독자에게 박진하는 것은 참으로 장관이며 사건이 비장한 데다 상상력이 분방한 바다의 시서시라고 할 만합니다. 특히 이 작품 전체가 갖는 신비적인 의미 즉 그 '상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것은 멜빌 연구가들 사이에 커다란 문제로 되어 있습니다. 일레로 에이허브와 백격과의 싸움을 선과 악, 인간악과 자연악의 대결로 본다거나 백경의 추적을 백인들의 저두된 숙명으로 보고 거기서 정복욕에 사로잡힌 서구문명의 비극을 보는 견해, 또 백경 원죄 등으로 해석하는 등 가지각생입니다.
그러나 백경을 우주적인 근원악, 에이허브를 유한한 육체로서 그것에 맞선 불굴의 인간정신의 표상으로 배경이 된 바다를 인생 그 자체로 보는 견해가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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