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희극의 무대는 러시아의 변경 어느 소도시입니다. 시장을 비롯한 지방관리들은 이곳을 찾아오기로 한 검찰관을 기다리며 긴장된 표정으로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때 우연히 머리가 좀 모자라는 12등관 청년 프레스타코프가 이 도시를 찾아옵니다. 그는 마침 여비가 떨어져 꼼짝 못할 형편이었는데 그를 페테르스부르크에서 비밀로 파견된 검찰관으로 오인한 늙은 여우 시장과 심리극을 전해하게 됩니다. 직권을 앞세워 사리를 채우는 데 전념한 것은 시장뿐 아니라 판사, 자선병원 감독, 학무 감독 등도 모두 마찬가지여서 이 조그만 관료사회는 모두 부패의 소굴이었습니다. 시장은 그 능란한 수완을 휘둘러 이 젊은 검찰관을 구워 삶으려 합니다. 자기 집을 숙소로 제공하고 뇌물도 주었습니다. 한편 끝없는 거짓말을 늘어놓고 스스로 그것에 취해버린 프레스타코프는 허영심 덩어리인 시장 부인을 설득하는 한편 외동딸인 마리아와 결혼까지 합니다. 그리고 불안에 떨고 있는 무리들로부터 거꾸로 뇌물을 잔뜩 받아먹고 뺑소니쳐 버립니다. 얼마 후 남의 연락으로 마참내 그가 가짜 검찰관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모두 원통해 하고 있습니다. 이때 진짜 검찰관이 도착했다는 전달을 받고는 모두들 표정이 돌처럼 굳어져 버린 가운데 막이 서시히 내립니다.
이 희극은 기교로 보나 사상의 깊이로 보나 고골리의 극작 가운데서 최고의 작품이며, 러시아 리얼리즘 극의 대표적인 고전입니다. 고골리는 "러시아의 모든 악과 부정을 한데 모아 한꺼번에 비웃어 주고자 했다"고 했는데 그의 이 의도는 놀랄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작품은 푸시킨으로부터 메마를 얻어 완성한 것으로 그대 러시아의 연극은 바로 [검찰관]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자기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는데, 거울을 나무라면 무엇하나"하는 속담을 대사로 한 이 작품은 특수한 상황을 매개로 한 러시아 사회의 전형적인 희화화이며 짜아리즘에 가해진 통렬한 타격이었습니다. 특수한 것으로부터 일반적인 것을 이끌어 내는 고골리의 수법은 여기에 유감없이 발휘되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보편성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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